스테이블코인은 어떻게 1달러를 지키나: 테더(USDT)와 USDC 차이
「디지털 달러 완전정복」 연재 · 3번째 글
지금까지의 연재:
1. 스테이블코인·T-bill·원달러환율, 디지털 달러 구조 한눈에 보기
2. 스테이블코인 관련주 밸류체인 지도: 발행·인프라·결제·수탁·국내 수혜 5개 레이어 정리
스테이블코인은 이름만 보면 늘 1달러에 붙어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핵심은 “1달러라고 적혀 있다”가 아니라, 누가 어떤 자산을 들고 있고, 누가 언제 1달러로 바꿔주며, 그 과정이 멈추지 않는가에 있습니다.[1][18]
이 글은 그 작동 원리를 좁혀서 봅니다. 스테이블코인의 기본 정의와 설계 목적은 1편 참고로 넘기고, 여기서는 USDT와 USDC의 준비금 구조 차이, 민트(Mint)·번(Burn) 사이클, 차익거래(Arbitrage·가격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며 가격을 원래 자리로 되돌리는 행위), 그리고 실제 디페그(de-peg·1달러가 깨지는 현상) 사례를 통해 “1달러 고정”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디서 깨지는지 원리 차원에서 해부해보겠습니다.[1][18]
지금 현재 그림부터: 두 코인은 둘 다 크지만, ‘1달러를 지키는 방식’은 다릅니다
2026년 기준으로 시장이 먼저 보는 것은 규모보다 구조입니다. USDT는 2026년 1분기 기준 유통량이 약 1,895억달러 수준으로 가장 크고, USDC는 약 781억달러 수준의 2위입니다.[68][77]
하지만 중요한 차이는 유통량 숫자보다 준비금의 재료입니다. Circle의 USDC는 준비자산의 97% 이상을 미국 국채와 현금성 자산 중심으로 운용하는 보수적 구조로 설명되고, Tether의 USDT는 비트코인·금·담보대출(secured loans·담보를 잡고 빌려준 대출) 같은 비전통 자산 노출을 일정 부분 포함해 왔습니다.[5][8]
이 차이는 겉으로는 비슷한 1달러 토큰이지만, 속은 전혀 다른 저수지라는 뜻입니다. 같은 “물 1리터”라고 써 있어도, 한쪽은 생수통이고 다른 한쪽은 여러 액체가 섞인 탱크에 가깝습니다. 평소에는 둘 다 비슷해 보여도, 사람들이 한꺼번에 물을 꺼내려 할 때 차이가 드러납니다.
시장도 이미 그 차이를 구조 언어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2026년 비교 자료에서는 USDT의 준비금 구성이 약 80%의 T-bill(단기 미국 국채) 에 더해 비트코인, 금, secured loans를 포함하는 반면, USDC는 사실상 현금과 단기 국채 중심으로 요약됩니다.[6][77]
투자자 입장에서 이 첫 장면의 시사점은 단순합니다. “둘 다 1달러”라는 문장은 결과이고, 준비금 구성은 그 결과를 떠받치는 원인입니다. 그래서 스테이블코인을 볼 때는 시가총액보다 먼저 준비금의 자산군, 만기, 현금화 경로를 봐야 합니다.
한 줄 정리: 2026년 현재 USDT와 USDC의 차이는 크기보다도 준비금의 재료와 현금화 경로에서 먼저 드러납니다.

1달러 고정의 핵심 엔진: 민트와 번은 어떻게 돌아가나
스테이블코인의 페그(peg·가격을 특정 기준에 묶어두는 것)는 거래소 호가창만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1차 시장, 즉 발행사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통로입니다.[17][29]
작동 방식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인가된 파트너 또는 허용된 참여자가 발행사에 달러를 넣으면 새 토큰이 발행됩니다. 이것이 민트입니다. 반대로 토큰을 발행사에 돌려주고 달러를 받으면 그 토큰은 유통에서 사라집니다. 이것이 상환과 번입니다.[17][18]
이 과정을 일상 비유로 바꾸면 환전 창구와 비슷합니다. 길거리에서 달러 쿠폰이 1.02달러에 거래되면, 창구에서 1달러에 새 쿠폰을 받아 밖에서 1.02달러에 팔아 차익을 얻으려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그러면 쿠폰 공급이 늘고 가격은 다시 내려옵니다. 반대로 쿠폰이 0.98달러로 떨어지면, 시장에서 싸게 사서 창구에 가져가 1달러로 바꾸려는 사람이 생기고, 유통량이 줄며 가격은 다시 올라갑니다.[18]
Elliptic은 이를 아주 직관적으로 설명합니다. USDC가 1.02달러 에 거래되면 1달러를 예치해 민트한 뒤 시장에 팔아 2센트 차익을 얻을 수 있고, 반대로 0.98달러 에 거래되면 싸게 사서 1달러에 상환해 역시 차익을 얻습니다.[18]
핵심은 여기서 민트와 번이 가격을 “직접”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민트와 번은 차익거래가 작동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줍니다. 이 문이 열려 있으면 시장 참여자가 스스로 가격을 1달러 근처로 밀어 넣습니다. 중앙은행이 없는 시장에서, 차익거래자가 임시 소방수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진짜 질문은 “지금 1달러 근처인가?”보다 “1달러에 발행·상환되는 문이 계속 열려 있는가?”입니다. 문이 닫히면, 1달러는 약속이 아니라 희망이 됩니다.
한 줄 정리: 스테이블코인의 1달러는 마법이 아니라, 1달러 발행·1달러 상환이 가능한 문을 바탕으로 차익거래가 작동한 결과입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온체인은 빠르지만 현금 정산은 T+0에서 T+2의 마찰이 생깁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놓치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블록체인 상의 토큰 이동은 거의 즉시 보이지만, 준비금의 상당 부분은 은행 예금이나 단기 국채 같은 전통 금융 자산입니다.[20][21]
즉, 겉의 바퀴는 디지털 속도로 돌지만 속의 톱니바퀴는 전통 금융 시간으로 돌아갑니다. 상환 요청이 들어오면 발행사는 토큰을 소각하고, 필요하면 보유한 국채를 팔아 현금을 만들고, 그 현금이 은행 시스템을 통해 최종 수취인 계좌로 이동해야 합니다.[20] 이 과정에서 문서상 “질서 있는 상환”은 가능해도, 실제로는 자산 매각과 결제에 시간이 듭니다.[21]
arXiv 논문은 이를 분명히 짚습니다. 국채를 팔아 상환 자금을 만드는 경우, 자산이 “짧은 통지로 손실 없이” 팔릴 수 있어야 하며, 그래도 T+1 결제는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21] BIS도 발행사가 달러를 받은 뒤 준비자산에 투자하는 관리 결정이 며칠에 걸쳐 일어나는 것이 보통이라고 적습니다.[17]
이 T+0~T+2 수준의 시차는 평소에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공포가 몰릴 때는 다릅니다. 마치 대형마트 계산대가 평소에는 충분하지만, 갑자기 전 매장이 동시에 계산하려고 줄을 서면 병목이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상환 능력 자체보다 상환 속도에 대한 의심이 먼저 가격을 흔들 수 있습니다.
이 점이 중요한 이유는, 디페그가 반드시 “자산이 부족해서”만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동성 마찰(liquidity friction·돈으로 바꾸는 과정의 속도 저하) 만으로도 시장 가격은 1달러 아래로 밀릴 수 있습니다.[19][44] 결국 스테이블코인은 자산의 질뿐 아니라 시간의 구조도 함께 봐야 합니다.
한 줄 정리: 스테이블코인의 약한 고리는 ‘자산이 있느냐’만이 아니라, 그 자산을 얼마나 빨리 현금으로 바꿔 상환하느냐에 있습니다.

준비금의 질이 왜 중요한가: USDC는 만기를 짧게, USDT는 자산군을 넓게 가져갑니다
준비금은 겉으로는 “1달러를 뒷받침하는 담보”지만, 실제로는 두 가지 질문으로 쪼개 봐야 합니다. 첫째, 손실 없이 팔 수 있는가. 둘째, 지금 당장 팔 수 있는가.
USDC는 이 두 질문에 정면으로 맞춘 구조에 가깝습니다. 2026년 3월 11일 기준 Circle Reserve Fund 자산은 약 673.7억달러였고, 그 안에 미국 국채 209.9억달러, 미국 국채 역레포 465.8억달러, 현금 10억달러가 포함됐습니다. 여기에 별도 규제 금융기관 보관 현금이 약 112.6억달러 있었습니다.[14] 역레포(reverse repo·국채를 담보로 하루짜리 또는 초단기 자금 운용을 하는 구조)는 쉽게 말해 “내일 다시 현금이 되는 국채형 주차장”에 가깝습니다.[10]
그래서 USDC의 준비금은 만기가 매우 짧고, 현금화 경로가 비교적 선명합니다. BIS도 USDC 준비금은 대체로 3개월 이내 만기의 국채 중심이라고 설명합니다.[16][74]
반면 USDT는 과거보다 보수화됐지만, 여전히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금, secured loans 같은 자산이 섞여 있습니다.[5][8] 2026년 구조 비교 자료는 USDT 준비금이 약 80~84%의 미 국채 와 함께 약 12~16%의 기타 자산을 보유한다고 정리합니다.[7] 이 기타 자산은 평시에는 분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위기 때는 “같은 속도로 팔 수 없는 재료”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 위험자산 비율만이 아닙니다. 시장은 위기 때 숫자보다 해석의 여지를 더 싫어합니다. 국채와 현금은 대체로 설명이 쉽습니다. 반면 금, 비트코인, 담보대출 채권은 평가 방식과 현금화 속도, 상대방 신용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즉 구조가 복잡해지는 만큼 공포가 붙을 접점도 늘어납니다.
그래서 준비금의 질은 회계상의 자산총계보다도 “상환 스트레스가 몰릴 때 얼마만큼 바로 현금처럼 움직일 수 있느냐”로 봐야 합니다. 그 기준에서는 USDC가 더 좁고 깨끗한 구조, USDT가 더 넓고 탄력적이지만 해석 리스크가 큰 구조로 읽힙니다.[11][75]
한 줄 정리: USDC는 짧은 만기와 현금화 선명성에, USDT는 더 넓은 자산군에 무게를 둔 구조라 위기 시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투명성의 차이는 왜 체감 리스크로 번지나: 월별·일별 검증과 분기 스냅샷의 격차
준비금이 좋아도, 시장이 그 사실을 늦게 알면 가격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스테이블코인에서는 자산의 질과 함께 공시의 빈도와 깊이가 거의 같은 무게를 가집니다.
USDC는 월별로 Deloitte의 어테스테이션(attestation·특정 시점의 수치가 장부와 맞는지 점검하는 검토 보고서)을 내고, Circle Reserve Fund의 보유 자산은 SEC Form N-MFP를 통해 매일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52][54] Spark는 이를 두고 다른 법정담보형 스테이블코인보다 훨씬 높은 빈도의 검증 채널이라고 설명합니다.[47]
반면 USDT는 BDO Italia의 분기별 어테스테이션을 공시합니다.[51][55] 문제는 여기서 어테스테이션과 감사(audit·일정 기간 전체의 내부통제, 거래표본, 보관 구조까지 점검하는 정식 감사)를 혼동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어테스테이션은 사진 한 장이고, 감사는 CCTV에 가깝습니다. 사진은 그 순간을 보여주지만, 그 전후의 동작까지 증명하지는 못합니다.[64][65]
이 차이는 단순한 형식 차이가 아닙니다. 위기 때 시장은 “지금 내가 보는 숫자가 얼마나 자주, 얼마나 세밀하게 검증되나”를 묻습니다. USDC는 CUSIP(개별 채권 식별번호) 단위로 보유 국채를 추적할 수 있는 반면, USDT는 상대적으로 범주형 공시에 머뭅니다.[33][57]
여기서 바로 신뢰의 미세한 금리 차가 생깁니다. 같은 1달러라도, 자산이 잘 보이는 1달러와 자산이 덜 보이는 1달러는 시장 충격이 왔을 때 할인 폭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명성은 홍보 요소가 아니라, 사실상 코인런 방지 장치입니다.[47]
한 줄 정리: 준비금의 질이 기본 체력이라면, 공시 빈도와 검증 깊이는 위기 때 시장이 그 체력을 믿어주는 속도를 결정합니다.

USDC의 2023년 SVB 디페그: 자산 부족보다 ‘주말 동안 상환 문이 닫힌 것’이 더 컸습니다
USDC의 대표적 디페그 사례는 2023년 3월 SVB 사태입니다. Circle은 33억달러의 준비금이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묶여 있다고 공개했고, 이는 당시 총 준비금의 약 8% 수준이었습니다.[35] 주말 동안 Circle의 1차 시장 운영이 사실상 멈추자, 2차 시장 가격은 한때 0.87달러까지 내려갔습니다.[32][34]
이 장면을 보면 많은 사람이 “USDC가 부실했던 것 아닌가”라고 해석합니다. 하지만 메커니즘은 조금 더 정교합니다. Federal Reserve의 2025년 분석은 당시 충격이 전통 은행의 실패가 USDC 준비금 접근성을 막았고, 그 사실이 상환 요청 급증과 2차 시장 가격 이탈을 낳은 사건이라고 설명합니다.[34][38]
즉, 핵심은 지급불능이라기보다 주말의 시간 공백이었습니다. 준비금 일부가 은행 리시버십(정리절차)에 묶였고, 동시에 발행사와 직접 상환하는 문이 닫히니 차익거래가 즉시 작동할 수 없었습니다.[39] 환전소가 잠깐 문을 닫은 동안 길거리 쿠폰 가격이 무너진 것과 비슷합니다.
회복 경로도 이를 잘 보여줍니다. Circle의 “외부 자본으로 USDC를 지지하겠다”는 발표는 가격을 어느 정도 받쳤지만, 완전한 회복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38] 진짜 전환점은 2023년 3월 12일 미 재무부·연준·FDIC의 공동 발표였습니다. 이 발표 후 가격은 급반등했고, Circle이 3월 13일 상환 처리를 재개하자 페그는 완전히 회복됐습니다.[38]
이 사례의 시사점은 명확합니다. 좋은 담보를 들고 있어도 은행 접근성이 끊기면 디페그는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법정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의 리스크는 준비금 자산만이 아니라, 은행 파트너·주말 운영·정산 연속성까지 포함해 봐야 합니다.[26][44]
한 줄 정리: USDC의 SVB 디페그는 부실 담보의 붕괴라기보다, 주말 동안 상환 경로가 막히며 차익거래가 멈춘 ‘유동성 마찰형 디페그’에 가까웠습니다.

USDT의 2022년 디페그: 루나 공포가 번지자, 시장은 ‘자산 구성’을 다시 물었습니다
USDT의 대표 사례는 2022년 5월 테라·루나 붕괴 직후입니다. 당시 USDT는 장중 0.9485달러까지 밀렸고, 이후 회복했습니다.[36] 구조 비교 자료도 2022년 5월 USDT의 저점을 약 0.95달러로 기록합니다.[6]
이 사건은 USDC의 SVB 사태와 성격이 다릅니다. USDC는 특정 은행 예치금 접근 문제였다면, USDT는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 붕괴가 시장 전체의 공포로 번지며, 가장 큰 달러 코인의 준비금 구성까지 다시 의심받은 사건에 가깝습니다.[36]
쉽게 말하면 아파트 한 동의 화재가 옆 동 주민에게도 “우리 건물은 안전한가?”를 묻게 만든 셈입니다. UST가 무너지자 투자자들은 “그럼 다른 스테이블코인도 정말 1달러를 줄 수 있나?”를 다시 확인하기 시작했고, USDT는 과거부터 이어진 준비금 논란과 복합 자산 구성이 겹쳐 더 큰 할인 압력을 받았습니다.[70][72]
그런데 회복 경로는 또 다른 메시지를 줍니다. Tether는 그 뒤 약 170억달러의 상환을 2주 동안 처리했다고 설명합니다.[36] 이는 적어도 운영 측면에서 대규모 상환을 감당하는 능력은 보여줬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USDT의 약점은 “무조건 상환 불가”라기보다, 준비금 해석 리스크가 더 크게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USDT는 위기 때 “운영 내구성”은 증명했지만, “왜 더 투명하게 보여주지 않느냐”는 질문에서는 여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래서 USDT의 리스크 프리미엄(시장 참가자가 더 불안하다고 느껴 요구하는 할인 폭)은 담보 구성과 투명성 이슈가 함께 결정합니다.
한 줄 정리: USDT의 2022년 이탈은 상환 붕괴보다 신뢰 할인에 가까웠고, 큰 상환을 처리하며 운영 내구성은 보였지만 투명성 할인은 남겼습니다.

왜 UST는 돌아오지 못했고, USDC와 USDT는 돌아왔나
같은 디페그라도 UST와 USDC·USDT는 구조가 전혀 다릅니다. UST는 법정담보형이 아니라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으로, 실물 준비금 대신 LUNA와의 교환 메커니즘에 의존했습니다.[24][29]
문제가 생기면 UST를 LUNA로 바꾸고, 공급 조절로 1달러를 되찾는 설계였습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불이 났을 때 소화기를 꺼내는 대신, 건물 자재를 떼어 불을 끄려는 방식과 비슷합니다. 불이 커질수록 자재가 더 빨리 무너집니다.
실제로 2022년 5월 UST는 0.91달러로 이탈한 뒤, UST 상환 과정에서 LUNA가 대량 발행되며 가격이 120달러 이상에서 거의 0에 수렴하는 붕괴를 겪었습니다.[24] BIS는 이를 알고리즘형 안정화가 견고한 담보와 거버넌스 없이 매우 취약하다는 대표 사례로 평가합니다.[30]
반면 USDC와 USDT는 흔들려도 돌아왔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둘은 결국 발행사 바깥에 있는 실물 준비자산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24][43] 시장이 공포에 빠져도, 마지막에 “그래도 저 자산을 팔아 달러를 줄 수 있다”는 바닥이 존재했습니다. UST에는 그 바닥이 없었습니다.
여기서 독자가 꼭 기억해야 할 포인트는 이것입니다. 차익거래는 담보를 대체하지 못합니다. 차익거래는 담보가 있을 때만 작동하는 복원 장치입니다. 담보 없는 알고리즘형 구조에서 차익거래는 오히려 붕괴를 가속하는 역방향 톱니가 될 수 있습니다.
한 줄 정리: UST와 법정담보형의 결정적 차이는 차익거래의 유무가 아니라, 차익거래를 지탱할 실물 준비자산의 존재 여부였습니다.

결국 페그의 본질은 ‘신용’보다 ‘현금화 가능성’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신뢰를 평가할 때 사람들은 흔히 “발행사가 믿을 만한가”를 먼저 묻습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더 앞에 있는 질문은 준비자산이 언제든 현금처럼 움직일 수 있는가입니다.
arXiv 논문은 Circle과 Tether의 자산 배분이 짧은 만기의 증권, 특히 역레포와 단기 국채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합니다.[9][10] BIS 역시 2025년 말 기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준비금 중 미국 T-bill 보유액이 1,530억달러에 달했다고 적습니다.[15] 이는 발행사들이 결국 가장 먼저 찾는 안전판이 “짧은 만기, 높은 유동성”이라는 뜻입니다.
이 대목은 은행과도 닮았습니다. 예금이 많은 은행도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 부족하면 뱅크런에 취약합니다. 스테이블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은행과 달리 중앙은행의 상시 유동성 창구가 직접 열려 있지 않기 때문에, 시장 유동성에 더 의존합니다.[42] State Street는 이 점 때문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전통 금융기관보다 본질적으로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42]
그래서 준비금의 “수익률”보다 “현금화 순서도”가 중요합니다. 국채, 역레포, 현금 예치금, 그리고 그 바깥의 자산이 어떤 순서로 얼마나 빨리 달러가 되는가. 이 순서도가 깨끗할수록 1달러는 단단해집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최근 규제가 왜 현금·단기 국채·일정한 레포 자산에 집중하는지도 이해가 쉽습니다. 규제는 도덕적 판단이 아니라, 코인런 때 팔 수 있는 것만 남기려는 설계에 가깝습니다.[40][75]
한 줄 정리: 페그의 본질은 발행사의 명성보다도, 준비자산이 위기 순간에 어떤 순서와 속도로 현금이 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규제와 시장구조가 만드는 다음 차이: 같은 1달러라도 앞으로는 더 갈라질 수 있습니다
2025년 7월 미국의 GENIUS Act 서명 이후, 발행사 구조는 더 선명하게 분리되고 있습니다.[11][75] 규제의 방향은 단순합니다. 준비금 자산을 좁히고, 상환과 공시를 표준화하며, 보유자에 대한 이자 지급을 금지하는 쪽입니다.[75][82]
이자 지급 금지는 특히 중요합니다. 발행사는 이용자에게 이자를 주지 않은 채 0% 조달 비용으로 달러를 모아, 이를 단기 국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가져갑니다.[78][79] 쉽게 말해 예금주에게 이자를 주지 않는 초단기 머니마켓펀드와 비슷한 수익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가 유지되기 때문에, 규제를 맞출 수 있는 발행사는 준비금을 더 보수적으로 가져가도 사업이 성립합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더 큰가”보다 “누가 더 규제 친화적인 준비금 구조와 검증 체계를 갖췄는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비교 자료들은 USDC가 미국 규제와 MiCA 체계에 더 잘 맞는 구조이고, USDT는 글로벌 유통과 신흥시장 결제에서 강하지만 구조조정 압력을 더 크게 받는 쪽으로 정리합니다.[8][75]
이 흐름은 스테이블코인의 용도 분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거래소 유동성 중심의 코인, 기관 결제 중심의 코인, 규제 친화적 수탁 중심의 코인이 서로 다른 시장을 가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라도, 앞으로는 “같은 상품”이 아니라 “같은 겉모습의 다른 인프라”로 봐야 할 시점입니다.
한 줄 정리: 규제가 표준화될수록 스테이블코인은 하나의 시장이 아니라, 유동성형·기관결제형·규제친화형으로 더 뚜렷하게 분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자와 사용자에게 남는 실제 체크리스트
이제 실전 기준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볼 때는 가격이 0.999냐 1.001이냐보다, 어떤 충격에서 얼마나 오래 1달러를 벗어날 수 있는가를 봐야 합니다.
첫째, 준비금 자산이 무엇인지 봐야 합니다. 현금, 단기 국채, 역레포 중심인지, 아니면 금·비트코인·대출채권까지 포함하는지에 따라 위기 시 해석 리스크가 달라집니다.[7][8]
둘째, 상환 문이 누구에게 얼마나 자주 열려 있는지 봐야 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대부분 소수의 중개 파트너를 통해 직접 상환이 이뤄지므로, 일반 사용자는 2차 시장 가격에 더 크게 노출됩니다.[17][29] 즉 “직접 1달러 상환권이 있는 사람”과 “거래소 시세만 보는 사람”의 체감 리스크는 다릅니다.
셋째, 공시 빈도와 검증 범위를 봐야 합니다. 월별 어테스테이션과 일별 홀딩스 공개는 분기 스냅샷보다 공포를 빨리 진정시킬 가능성이 큽니다.[51][54]
넷째, 디페그 사례를 볼 때 결과만 보지 말고 원인을 봐야 합니다. SVB형은 은행 접근 리스크, USDT 2022형은 신뢰 할인 리스크, UST형은 담보 부재 리스크였습니다.[24][35]모두 같은 “1달러 이탈”처럼 보이지만, 진단과 대응은 전혀 다릅니다.
개인 투자자에게 이 체크리스트가 중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주가처럼 위아래로 크게 움직이지 않아 보여도, 사실은 가장 짧은 시간에 신뢰가 시험되는 금융상품이기 때문입니다. 1달러에 가까운 자산일수록, 그 1달러가 깨질 때 충격은 오히려 더 비선형적으로 나타납니다.
한 줄 정리: 스테이블코인을 고를 때는 가격보다 준비금 구성, 상환 접근성, 공시 빈도, 과거 디페그의 원인 유형을 먼저 봐야 합니다.

결론: 1달러 고정은 숫자가 아니라 공정입니다
정리하면, 스테이블코인의 1달러는 결과일 뿐 본질이 아닙니다. 본질은 준비금의 질, 상환 문이 열려 있는 정도, 차익거래가 작동하는 속도, 그리고 시장이 그 사실을 얼마나 자주 확인할 수 있는가입니다.[18][19]
USDC는 더 보수적인 준비금과 높은 투명성으로 “설명 가능한 1달러”에 가깝고, USDT는 더 큰 유동성과 운영 내구성을 바탕으로 “넓게 쓰이는 1달러”에 가깝습니다.[11][75] 둘 다 법정담보형이라 UST와는 구조적으로 다르지만, 그 안에서도 유동성 마찰형 리스크와 신뢰 할인형 리스크의 비중이 다릅니다.[24][36]다만 이 분석에도 전제가 있습니다. 준비금 관련 자료 상당수는 어테스테이션과 공시를 바탕으로 하며, 그 범위와 시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64][65] 따라서 “안전/위험”의 이분법으로 자르기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종류의 디페그가 날 수 있는지를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편이 더 유용합니다.
독자가 마지막으로 가져가야 할 판단 기준은 간단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을 볼 때는 “지금 1달러인가?”만 묻지 말고, “내가 공포가 가장 큰 주말 밤에도 이 코인이 다시 1달러로 돌아올 경로를 설명할 수 있는가”를 물어보시면 됩니다. 설명할 수 있다면 구조를 이해한 것입니다. 설명할 수 없다면, 아직은 가격만 본 것입니다.
한 줄 정리: 스테이블코인의 1달러는 약속이 아니라 공정이며, 그 공정의 질을 보는 눈이 곧 판단 기준입니다.
References
▶ Xangle · Tether, The Undisputed Leader of Stablecoins
https://xangle.io/en/research/detail/2325
- [1] “A stablecoin is a digital token pegged 1:1 to fiat currencies such as the U.S.…”
▶ Elliptic · Stablecoin minting and burning: how tokens are created and destroyed
https://www.elliptic.co/blockchain-basics/stablecoin-minting-and-burning
- [18] “When stablecoins trade above $1.00: If USDC trades at $1.02, traders can depos…”
- [19] “Fiat-backed stablecoins can lose their peg through: Reserve concerns… Liquidity…”
▶ BIS · BIS Working Papers No 1270: Stablecoins and Safe Asset Prices
https://www.bis.org/publ/work1270.pdf
- [15] “As of December 2025, the combined assets under management of these cryptoassets…”
- [16] “USDC reserve disclosures provide securities positions at the CUSIP level and 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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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o · USDT Reserves, Attestations, and Audit History in 2026
https://eco.com/support/en/articles/15082538-usdt-reserves-attestations-and-audit-history-in-2026
- [6] “USDT vs USDC: structural comparison… Peg history ~\$0.95 low in Ma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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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laxy · GENIUS Act Stablecoins: Bank Deposits & Dollar Dominance
https://www.galaxy.com/insights/research/stablecoins-genius-act-bank-deposit-flight-us-dollar-dominance
- [5] “Circle’s USDC holds the large majority of its reserves, roughly 97%+, in Treasu…”
▶ Ridgeway Financial Services · USDC vs USDT vs PYUSD vs RLUSD: A CFO’s Framework for Choosing Settlement Stablecoins in 2026
https://www.ridgewayfs.com/usdc-vs-usdt-vs-pyusd-vs-rlu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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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Xiv · The Hidden Plumbing of Stablecoins: Financial and Technological Risks in the GENIUS Act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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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Currently, the predominant stablecoin issuers (Circle and Tether) use intermedi…”
- [44] “The distinction is based on liquidity, not solvency… Circle… temporarily unable…”
▶ Circle · USDC Reserve Report March 2026
https://6778953.fs1.hubspotusercontent-na1.net/hubfs/6778953/USDCAttestationReports/2026/2026%20USDC_Examination%20Report%20March%202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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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rk · Stablecoin Reserve Audits: Transparency and Attestation Comp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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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Circle (USDC) ~34% U.S. Treasuries, ~14% Cash / Bank Deposits, ~51% Re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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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 “The following table summarizes the current state of reserve transparency ac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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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o · USDC Reserves and How to Verify Them in 2026
https://eco.com/support/en/articles/15182152-usdc-reserves-and-how-to-verify-them-in-2026
- [11] “USDC reserves are more conservative and more transparent than USDT, though Te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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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deral Reserve · In the Shadow of Bank Runs: Lessons from the Silicon Valley Bank Failure and Its Impact on Stablecoins
https://www.federalreserve.gov/econres/notes/feds-notes/in-the-shadow-of-bank-run-lessons-from-the-silicon-valley-bank-failure-and-its-impact-on-stablecoins-20251217.html
- [26] “Stablecoins… represent a run-able liability for their issuers… susceptible to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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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 “USDC’s price on the secondary market recovered sharply after the backstop ann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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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nk Policy Institute · Built on Fault Lines: Four Sources of Instability in Stablecoins
https://bpi.com/built-on-fault-lines-four-sources-of-instability-in-stablecoins/
- [32] “In March 2023, USDC traded as low as $0.87 over a single weekend after Circle d…”
▶ Eco · Tether USDT Reserves, Attestations, and Risk Mechanics in 2026
https://eco.com/support/en/articles/15182154-tether-usdt-reserves-attestations-and-risk-mechanics-in-2026
- [36] “The most severe event was May 12, 2022… USDT traded as low as $0.9485 intra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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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BC · Stablecoins: Unpacking the Future of Digital Currency
https://www.ocbc.com/iwov-resources/sg/ocbc/gbc/pdf/fx%20outlook/fx%20ideas/stablecoins%20-%20unpacking%20the%20future%20of%20digital%20currency.pdf
- [24] “The TerraUSD Collapse: Risks of Algorithmic Stablecoins… UST relied on a dual-t…”
- [43] “USDC… holding reserves exclusively in cash and short-term US Treasuries…”
▶ BIS · BIS Papers No 170: The impact of stablecoins on the international monetary and financial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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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Algorithmic approaches to stability… have repeatedly failed. TerraUSD’s ‘death…”
▶ State Street · The stablecoin moment
https://www.statestreet.com/web/insights/articles/documents/the-stablecoin-moment-paper.pdf
- [42] “Stablecoin issuers… rely solely on market liquidity — specifically, the ability…”
▶ 법무법인 화우 · 뉴스레터 2026.05.12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 동향 및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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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 “이자 지급 금지 논란… 법안은 발행자가 보유자에게 이자나 수익을 지급하는 것을 전면 금지…”
▶ BPI · Stablecoins as Statecraft: Reclaiming US Financial Sovereignty in the Eurodollar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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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 “Under the GENIUS Act as enacted, stablecoin holders do not receive yield. The i…”
▶ 한국은행/정책 참고 인용 출처 보조 · 디지털자산과 금융 질서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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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1:1 비율의 100% 현금 또는 단기 미국 국채로 보유… 준비금 내역 월별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