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조 보도 vs 508억 공시 — 삼천당제약·펩트론 기술이전 계약 읽는 법
「비만치료제 완전정복」 연재 · 3번째 글
지금까지의 연재:
1. 비만치료제 밸류체인과 펩타이드 CDMO — 신약보다 원료·생산에서 먼저 돈이 도는 이유
2. 비만치료제 관련주 4단계 밸류체인: 삼성바이오·한미약품·펩트론 종목 위치 정리
3줄 요약
– ‘1조 계약’은 통장 입금액이 아닙니다.
– 같은 계약도 공시 숫자와 매출 인식 시점이 다릅니다.
– 투자자는 헤드라인보다 계약부채를 먼저 봐야 합니다.
조 단위 기술이전 뉴스가 나올 때마다 시장은 빠르게 반응합니다. 그런데 투자자가 정말 봐야 할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그 숫자가 언제, 어떤 조건으로, 실제 현금과 매출로 들어오느냐입니다.[21][149]
이번 글은 바로 그 지점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계약서의 문장과 재무제표의 숫자를 나란히 놓고, 계약금(upfront·초기 선급금), 마일스톤(단계별 조건부 기술료), 로열티(판매 연동 대가)가 왜 전혀 다른 속도로 실적에 반영되는지 차분히 풀어보겠습니다.
헤드라인 숫자와 장부 숫자가 다른 이유
바이오 기술이전 계약은 겉으로 보면 큰 한 장짜리 계약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도꼭지가 세 개 달린 물탱크에 가깝습니다. 처음 조금 나오는 물이 계약금이고, 중간 중간 밸브가 열릴 때만 나오는 물이 마일스톤이며, 맨 마지막에 판매가 일어나야 흐르는 물이 로열티입니다.
그래서 언론 기사에 보이는 총계약 규모는 대개 확정된 현재 가치가 아니라, 미래 여러 단계가 모두 성사됐을 때의 최대 합산치인 경우가 많습니다.[21][145]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계약 체결과 동시에 기업가치가 모두 실현된 것처럼 착각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디앤디파마텍은 멧세라와 오랄링크 기반 파이프라인에 대해 약 8억355만달러, 원화로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잠재적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습니다.[1] 다만 이 숫자는 한 번에 꽂히는 돈이 아니라, 경구제형과 주사제형 계약 안에 들어 있는 계약금·개발/허가 마일스톤·세일즈 마일스톤·로열티를 합산한 구조입니다.[3][4]
삼천당제약 사례는 이 구조를 더 날카롭게 보여줍니다. 회사 보도자료에는 ‘약 5조3000억원’이 적혔지만, 같은 날 공시에는 계약금 및 마일스톤 총액 3000만유로, 약 508억원이 적혀 있었습니다.[26][30] 두 숫자가 충돌한 이유는, 앞의 숫자에는 장래 10년간의 추정 이익 배분까지 얹혀 있었기 때문입니다.[27][28]
즉 투자자가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얼마짜리 계약인가”가 아니라 “그중 지금 확정된 금액이 얼마인가”입니다. 총액만 보면 웅장하지만, 재무제표는 훨씬 보수적으로 움직입니다.
한 줄 정리: 기술이전의 총계약 금액은 대개 ‘최대 가능성의 합’이지, 즉시 실현되는 확정 수익이 아닙니다.

계약금, 마일스톤, 로열티는 법적으로도 성격이 다릅니다
이 세 가지를 같은 돈으로 보면 계약을 잘못 읽게 됩니다. 계약금은 보통 계약 체결 시점에 받는 선급금입니다. 하지만 이름이 계약금이라고 해서 다 같은 계약금은 아닙니다. 반환 의무가 없는지, 그리고 추가로 이행해야 할 의무가 남아 있는지가 핵심입니다.[132]
마일스톤은 이름 그대로 ‘중간 이정표’입니다. 임상 진입, 허가, 출시, 일정 매출 달성처럼 문턱을 하나씩 넘을 때만 돈이 들어옵니다.[75] 자동차를 할부로 파는 것과 비슷합니다. 차를 계약했다고 전체 돈을 당일에 다 받는 것이 아니라, 등록·인도·운행 조건을 채울 때마다 돈이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로열티는 더 뒤에 있습니다. 실제 판매가 발생하고, 그 판매액 또는 순매출이 계약서 기준을 만족해야만 돈이 생깁니다.[8] 즉 로열티는 미래 상업화의 결과물이지, 계약 체결의 대가가 아닙니다.
디앤디파마텍 사례를 보면 이 차이가 잘 드러납니다. 회사는 이미 멧세라로부터 선급금 1000만달러와 마일스톤 200만달러를 수령했지만, 이후 임상·허가 단계별 마일스톤과 상업화 후 로열티는 별도 유입입니다.[5] 멧세라 측 공개 자료에는 경구 제형 계약에서 최대 5억8650만달러, 주사형 Triple G 계약에서 최대 2억1705만달러의 잠재 수익 구조가 나뉘어 제시됩니다.[115][8]
펩트론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다릅니다. 릴리와 체결한 것은 아직 상업 본계약이 아니라 플랫폼 기술 평가 계약입니다.[60][82] 공시에 따르면 펩트론은 릴리에 비독점 라이선스를 부여했고, 목적도 내부 연구개발과 후속 상업 라이선스 논의를 위한 범위로 제한돼 있습니다.[64] 계약금액은 비공개이며, 상대방의 비밀유지 요청에 따라 공개가 유보됐습니다.[66][83]
이 차이는 투자 해석에 매우 중요합니다. 본계약은 매출 파이프가 연결된 상태에 가깝지만, 평가계약은 아직 배관 테스트에 가깝습니다. 물이 실제로 집 안까지 들어올지 확인하는 단계라는 뜻입니다.
한 줄 정리: 계약금·마일스톤·로열티는 지급 시점도 다르고, 법적 확실성도 다르며, 평가계약과 본계약은 같은 ‘계약’이 아닙니다.

회계는 ‘현금이 들어왔다’가 아니라 ‘의무를 이행했다’를 봅니다
여기서 많은 투자자가 가장 헷갈려하는 지점이 나옵니다. 현금 수령과 매출 인식은 다릅니다. 쉽게 말해 통장에 돈이 들어왔어도, 회계는 “당신이 그만한 일을 끝냈는가”를 먼저 묻습니다.
K-IFRS 1115호는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을 인식할 때 수행의무(회사가 해내야 할 약속된 일)를 기준으로 봅니다.[132][143] 그래서 기술이전 계약으로 돈을 받아도, 추가 의무가 남아 있으면 그 돈은 곧바로 매출이 아니라 계약부채(선수수익, 미리 받은 돈이지만 아직 일로 갚아야 하는 돈)로 남습니다.[133][137]
이 규칙은 바이오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이유는 계약 안에 들어 있는 요소마다 의무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계약금은 반환 의무가 없고 추가 의무도 없으면 즉시 수익 인식이 가능하지만, 특정 임상 완료나 공급, 혹은 계약기간 경과 같은 의무가 남아 있으면 그 기간에 걸쳐 나눠 인식해야 합니다.[132][135]
삼천당제약은 이 원리를 아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회사의 2025년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선수수익은 단기 67억9000만원, 장기 636억2000만원, 합계 704억1000만원입니다.[109][138] 그런데 같은 해 선수수익에서 실제 매출로 전환된 금액은 28억7000만원에 그쳤습니다.[108]
비율로 보면 약 4% 수준입니다.[136] 시장에서는 큰 계약이 체결됐다고 느끼지만, 장부에서는 대부분이 아직 ‘대기 중인 숫자’로 남아 있는 셈입니다.
이건 회계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미래 불확실성을 현재 매출로 과장하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에 가깝습니다. 포도주가 병에 담기기도 전에 매출로 잡지 말라는 뜻입니다.
한 줄 정리: 바이오 기술이전에서 회계의 기준은 ‘돈을 받았는가’가 아니라 ‘약속한 의무를 끝냈는가’입니다.

왜 이연수익이 영업이익 착시를 만들까
계약부채는 흔히 ‘착한 빚’이라고 불립니다.[109] 갚아야 할 돈이라기보다, 앞으로 제품 공급이나 허가, 계약기간 경과에 따라 매출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부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서 착각이 생깁니다. 현금은 이미 들어왔는데 손익계산서에는 아직 안 찍히니, 어떤 해에는 실적이 과소평가돼 보이고, 반대로 특정 시점에는 갑자기 실적이 좋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 구조는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 장사에서 얼마 남기는지 보여주는 비율)에 착시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 큰 선수수익이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매출로 풀리면, 실제 현금 유입 시점과 손익 인식 시점이 분리됩니다. 반대로 일시 인식이 가능해지는 조건이 생기면 실적이 갑자기 튀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삼천당제약의 경우 2025년 한 해 동안 선수수익에서 수익으로 인식된 금액이 28억7000만원인데, 이는 704억원이 넘는 잔액에 비하면 매우 느린 속도입니다.[108][140] 이유는 캐나다와 유럽 일부 판매가 시작됐더라도, 계약기간 10년 동안 안분해 인식하는 구조가 있기 때문입니다.[141]
즉 투자자가 영업이익률을 볼 때는 “이익이 많이 남는 사업인가”만 보면 부족합니다. 이 숫자에 선수수익의 전환 속도가 얼마나 섞여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같은 1원의 매출도 제품 판매 1원과 계약부채 전환 1원은 지속성의 성격이 다릅니다.
이 지점은 밸류에이션(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싼지 비싼지 따지는 것)에도 연결됩니다. 시장은 반복되는 현금창출력을 높게 평가합니다. 반면 계약부채 전환 매출은 좋은 신호일 수는 있어도, 그 자체가 새로운 수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매출이 늘었다”보다 “무슨 매출이 늘었는가”가 중요합니다.
한 줄 정리: 기술이전 수익은 현금과 손익의 타이밍이 어긋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과 실적 개선을 볼 때도 매출의 ‘질’을 함께 봐야 합니다.

디앤디파마텍: 총액 환상보다 ‘누가 돈을 줄 것인가’가 더 중요해진 사례
디앤디파마텍 사례는 흥미롭습니다. 보통 투자자는 1조원 넘는 총액에 먼저 시선이 갑니다. 하지만 지금 더 중요한 변화는 숫자의 크기 자체보다 지급 주체의 신용도가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화이자는 멧세라 인수와 동시에 디앤디파마텍과 멧세라가 맺은 라이선스 및 독점 공급 계약상의 권리와 의무를 포괄 승계하게 됐습니다.[3][10] 이로 인해 장기적인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취 과정에서의 지급 불이행 위험이 크게 낮아졌다는 해석이 나옵니다.[11]
이건 같은 100원이라도, 동네 스타트업이 약속한 100원과 글로벌 빅파마가 약속한 100원의 무게가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총액은 같아도 회수 가능성의 할인율이 달라집니다. 금융에서 할인율은 미래 돈의 현재 가치를 얼마나 깎아 보는지의 기준인데, 지급 주체의 신용도가 높아지면 그 할인 폭이 줄어듭니다.
디앤디파마텍은 이미 멧세라로부터 선급금 1000만달러와 첫 마일스톤 200만달러를 수령했습니다.[5] 여기에 2026년 7월에는 화이자의 추가 발주로 연구용역 계약 규모가 18억3266만원에서 25억2657만원으로 37.9% 확대됐고, 계약 기간도 2028년 2월 29일까지 연장됐습니다.[19][114]
다만 이 연구용역 계약은 기술이전 총액과는 결이 다릅니다. 선급금 없이 각 항목 완료 후 90일 이내 대금을 받는 구조입니다.[19] 즉 이것은 ‘1조 기술이전’의 일부를 회계적으로 바로 큰 매출로 잡는 사건이라기보다, 화이자가 인수 이후에도 실제로 업무를 발주하고 있다는 운영 신호에 가깝습니다.[17]
투자 해석의 포인트는 이렇습니다. 총액 헤드라인보다 중요한 것은 파트너의 개발 의지, 지급 안정성, 후속 발주의 지속성입니다. 디앤디파마텍은 그 세 가지 중 적어도 첫 두 가지에서 이전보다 나아진 그림을 받고 있습니다.
한 줄 정리: 디앤디파마텍은 ‘총계약 규모’보다도 화이자 승계로 지급 안정성과 후속 실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삼천당제약: 왜 ‘5.3조’보다 ‘508억’이 먼저 읽혀야 했나
삼천당제약 사례는 단순한 숫자 논란이 아닙니다. 공시 읽기 순서를 바꿔야 한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회사는 2026년 2월 26일 유럽 11개국 대상 경구용 GLP-1 상업화 계약을 공시했는데, 보도자료에는 총 계약 규모 약 5조3000억원이 적혔고 공시상 확정 금액은 3000만유로, 약 508억원이었습니다.[24][26]
같은 패턴은 미국 계약에서도 반복됐습니다. 2026년 3월 30일 공시상 마일스톤 총액은 1억달러, 약 1508억원이었는데, 시장에는 ‘10년간 15조원 매출’이라는 표현이 강하게 유통됐습니다.[35][156] 그러나 공시 본문에는 15조원 숫자 자체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37]
문제의 핵심은 숫자가 크냐 작으냐가 아닙니다. 확정 수령액, 조건부 수령액, 장래 추정 이익이 한 문장 안에서 뒤섞였다는 데 있습니다. 계약서는 계단인데, 보도자료 헤드라인은 때로 옥상 전망부터 보여줍니다.
결국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026년 4월 20일 삼천당제약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벌점 5점을 부과했습니다.[47][49] 사유는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또는 예측 공정공시 미이행이었습니다.[48][53]
여기서 한 가지는 정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이 지정의 직접적인 계기는 GLP-1 계약 금액 표기가 아니라,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캐나다 실적 자료를 공시가 아닌 보도자료로 먼저 배포한 건이었습니다. 회사는 이에 대해 정보를 알리는 절차와 순서에 관한 사안이며 자료 내용 자체는 실제 실적에 기반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즉 제재는 ‘숫자가 거짓이었다’가 아니라 ‘알리는 경로가 틀렸다’에 가깝습니다. 다만 계약 금액이든 실적 전망이든, 회사가 시장에 먼저 말한 숫자와 공시에 적힌 숫자가 갈라질 때 문제가 생긴다는 구조는 같습니다.
물론 상업화 계약에서 이익 공유 구조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유럽 계약은 순이익의 60% 배분, 미국 계약은 판매 수익의 90% 수령 구조가 제시됐습니다.[34][36] 다만 이런 구조는 제품 허가, 출시, 실제 판매가 이뤄져야 의미가 생깁니다. 계약 구조의 장점과 실현 조건을 분리해서 읽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사례가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바이오 공시를 볼 때는 보도자료보다 먼저 DART 공시의 확정 금액, 파트너 비공개 여부, 마일스톤 세부 유보, 해지 조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헤드라인은 전망을 말하지만, 공시는 의무와 조건을 말합니다.
한 줄 정리: 삼천당제약 사례의 핵심은 숫자 크기가 아니라, 확정금액과 추정이익을 분리해 읽어야 한다는 공시 해석의 원칙입니다.

평가계약, 옵션계약, 본계약은 투자 위험도가 다릅니다
바이오 계약은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단계가 다릅니다. 이 차이를 모르면 투자자는 초안과 본편을 같은 값으로 계산하게 됩니다. 영화로 치면 시나리오 검토 단계, 제작 계약 단계, 극장 개봉 후 수익배분 단계가 전부 다른데, 이를 한 번에 묶어 “흥행 수익 얼마”라고 보는 셈입니다.
펩트론과 릴리의 계약은 그중 평가계약 성격이 강합니다.[60][64] 공시상 계약기간은 약 14개월, 최대 24개월로 정정됐고, 릴리는 30일 전 서면 통지로 언제든 종료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집니다.[64][83] 이미 지급된 계약금과 마일스톤은 반환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후속 상업 라이선스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83][86]
이 구조는 옵션 계약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큰돈을 한 번에 베팅하지 않고, 먼저 써보고 마음에 들면 다음 단계로 가는 방식입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최근 옵션형 파트너십을 늘리는 이유도 규제 리스크가 줄어들수록 돈을 더 내는 단계형 구조가 valuation gap, 즉 가격 차이를 줄여주기 때문입니다.[69]
문제는 주가가 종종 이 단계를 건너뛴다는 점입니다. 펩트론은 평가계약 기대감 속에서 대규모 자금조달을 진행했고, 이후 계약기간 정정과 본계약 지연 해석이 나오면서 변동성이 커졌습니다.[68][87] 최근에도 카무루스 계약 이슈와 맞물려 릴리와의 본계약 가능성을 둘러싼 시장 해석이 흔들렸지만, 회사는 현재까지 직접적인 계약 변동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70][72]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합니다. 평가계약은 의미 없는 종이가 아닙니다. 하지만 상업본계약과 같은 가치로 할인 없이 계산하면 과대평가가 됩니다. 투자자는 “계약 체결”이라는 한 단어보다 “어느 단계의 계약인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한 줄 정리: 평가계약은 가능성의 시작일 수는 있어도, 본계약과 같은 확실성으로 가격을 매기면 위험해집니다.

반환 의무와 해지 조항이 ‘실현 가능성’을 갈라놓습니다
같은 마일스톤이라도 다 같은 돈이 아닙니다. 이미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는지, 상대방이 중간에 나갈 수 있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집니다. 집을 계약할 때 계약금 몰취 조건이 있는지, 중도 해지가 자유로운지에 따라 계약의 무게가 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삼천당제약의 여러 계약은 이 차이를 잘 보여줍니다. 캐나다 아포텍스 계약과 유럽 5개국 계약은 사업보고서 주석에 수령한 마일스톤이 반환의무가 없다고 명시돼 있습니다.[79][142] 반면 미국·라틴아메리카·프랑스 계약은 허가 취득 최종 실패 시 계약금의 80% 환불 조항이 기재돼 있습니다.[79][144]
이 차이는 회계 처리뿐 아니라 투자자가 미래 현금흐름을 할인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줍니다. 반환 의무가 없는 돈은 이미 손에 쥔 카드에 가깝지만, 반환 가능성이 있는 돈은 아직 심판 판정이 끝나지 않은 점수와 비슷합니다.
또 해지 조항도 중요합니다. 삼천당제약 미국 계약은 파트너사가 상업화가 과학적 또는 상업적으로 어려워질 경우 90일 사전 통보 후 계약을 종료할 수 있습니다.[33][81] 펩트론의 평가계약도 릴리가 서면 통지로 종료 가능한 구조입니다.[83][84]
이런 조항이 있다는 것은 미래 추정 매출을 볼 때 반드시 성공확률을 곱해서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계약이 있다고 해서 경로가 하나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바이오 기술이전의 총액은 직선이 아니라, 여러 갈래 중 일부만 통과하는 분기점의 합입니다.
그래서 한미약품의 과거 사례가 여전히 중요합니다. 한미약품은 2015년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사노피에 39억유로, 약 5조597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지만, 사노피는 2020년 6월 권리를 반환했습니다.[162][163] 조 단위 계약도 전략 변화와 개발 리스크 앞에서는 소멸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한 줄 정리: 반환 의무와 해지 조항은 총계약 금액의 ‘무게’를 바꾸는 핵심이며, 조 단위 숫자도 언제든 줄어들 수 있습니다.

결국 투자자는 어떤 숫자를 먼저 봐야 하나
이제 질문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바이오 기술이전 뉴스를 봤을 때, 어디부터 읽어야 할까요. 제 기준은 순서가 분명합니다.
첫째, 공시상 확정 금액입니다. 보도자료의 총계약 규모가 아니라, DART나 KRX 공시에 적힌 계약금·마일스톤 총액이 출발점입니다.[26][40] 둘째, 계약 단계입니다. 평가계약인지, 독점 라이선스 본계약인지, 상업화 공급계약인지가 중요합니다.[24][64]
셋째, 계약부채와 선수수익 전환 속도입니다. 실제 사업보고서 주석에 적힌 “선수수익에서 수익으로 인식한 금액”을 보면, 그 회사가 받은 돈이 장부에서 얼마나 천천히 풀리는지 알 수 있습니다.[108][109] 넷째, 반환 조항과 해지 조항입니다.[79][81]
다섯째, 파트너의 신용도와 실행 의지입니다. 디앤디파마텍처럼 지급 주체가 강화되는 경우는 총액 못지않게 중요합니다.[11][17] 반대로 파트너가 비공개이고 세부 조건이 유보돼 있다면, 그만큼 투자자는 더 높은 불확실성 할인율을 적용해야 합니다.[26][40]
여섯째, 현재 재무체력과 외부조달 의존도입니다. 펩트론은 2025년 매출 56억원, 영업손실 213억원, 영업활동현금흐름 -206억원을 기록했고, 자금조달과 공장 투자 부담이 함께 존재합니다.[98][170] 이런 회사에서 평가계약은 매우 중요하지만, 동시에 본계약 지연이 주는 비용도 큽니다.
반대로 삼천당제약은 2026년 1분기 매출 648억6762만원, 영업이익 54억4889만원, 순이익 69억581만원을 기록했지만,[107] 시장이 논란을 크게 본 이유는 단순 실적보다 숫자 커뮤니케이션의 신뢰에 있었습니다. 투자에서는 숫자 자체만큼 숫자를 제시하는 방식도 자산입니다.
한 줄 정리: 바이오 기술이전 뉴스는 ‘총액’이 아니라 확정금액·계약단계·계약부채·해지조항·파트너 신용도 순으로 읽어야 합니다.

마무리
한 줄로만 말하면 이렇습니다. 바이오 기술이전 계약의 진짜 크기는 헤드라인 총액이 아니라, 계약서의 조건과 재무제표의 전환 속도가 함께 결정합니다.
앞으로 가장 먼저 볼 신호는 세 가지입니다. 디앤디파마텍은 화이자 승계 이후 실제 추가 마일스톤이 더 발생하는지, 펩트론은 평가계약이 상업본계약으로 넘어가는지, 삼천당제약은 계약부채가 어떤 속도로 매출로 전환되면서도 공시 신뢰를 회복하는지입니다.[7][89]
셋 다 확인 방법은 같습니다. 보도자료가 아니라 공시를 열고, 확정 금액과 계약부채 항목을 먼저 찾으면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헤드라인에 휘둘리는 일은 크게 줄어듭니다.
References
▶ 녹색경제신문 · [JPMHC 2026 프리뷰] ‘경구용 비만약’ 유망주 디앤디파마텍… ‘1.1조 멧세라’ 이어 파트너링 기대감 솔솔
https://www.greened.kr/news/articleView.html?idxno=335188
- [1]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바이오텍 멧세라와 2024년 3월 기준 약 1조 1000억 원…”
▶ 메디코파마 · [Insight][디앤디파마텍]①최대 1조원 기술료 수익 가시화…화이자 인수 효과 수혜
https://www.medicopharma.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604
- [3] “멧세라는 SEC 공시에 따라 디앤디파마텍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승계하며 구조는…”
- [4] “경구 제형 계약 잠재 수익은 총 5억8650만 달러에 달한다…”
- [7] “2026~2027년 전후로는 5000만 달러 이상의 개발·허가 마일스톤이 추가로…”
- [8] “경구 제형 매출 로열티는 저~중 한 자릿수, 일부는 저 두 자릿수 수준…”
- [115] “주사형 및 경구형 계약 세부 상한액과 로열티 구간을 범위로 공개하고 있다…”
▶ 시사저널e · 디앤디파마텍, GLP-1 비만약···추가 마일스톤 유입 기대
https://www.sisajournal-e.com/news/curationView.html?idxno=415526
- [5] “디앤디파마텍은 이미 멧세라로부터 1000만달러 선급금과 200만달러 마일스톤…”
▶ 데일리팜 · 화이자, 멧세라 10조에 인수…비만치료제 경쟁 가세
https://m.dailypharm.com/newsView.html?ID=327157
- [10] “화이자가 멧세라 인수를 공식화했고 디앤디파마텍 기술이전 자산도 포함된다…”
- [11] “멧세라가 화이자 자본 산하로 편입되면 지급 불이행 위험이 사실상 사라진다…”
▶ 마켓인 · 화이자, 디앤디파마텍 비만약 연구용역 계약 추가 발주…숨은 의미는
https://marketin.edaily.co.kr/News/ReadE?newsId=02633846645516816
- [17] “화이자는 인수 이후에도 디앤디파마텍에 별도 비용을 지급하며 후속 개발…”
▶ Daum · 디앤디파마텍, 美 화이자 비만 치료제 연구 용역 계약 확대
https://v.daum.net/v/KQ2BpYTsA5
- [19] “계약 금액이 18억3266만원에서 25억2657만원으로 변경됐고 선급금 없이…”
▶ 조선비즈 EN · Alteogen plunge exposes Korea overpricing milestones and royalties
https://biz.chosun.com/en/en-science/2026/01/22/2K6FVRCFGFGWFNJ3FKDTE7ILMM/
- [21] “국내 out-licensing deals의 총 계약 금액은 upfront, milestones, royalties의…”
- [137] “Deferred revenue is classified as a liability because conditions for revenue…”
- [145] “The market still relies excessively on the total contract amount when valuing…”
▶ 필드뉴스 · [이슈X레이] 삼천당제약, ‘5조 계약’과 ‘508억 공시’ 사이
http://www.field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7757
- [26] “보도자료에는 총 계약 규모 약 5조3000억원, 공시상 마일스톤 총 금액은…”
- [28] “5조3000억원은 10년치 미래 분배금 추정액을 합산한 수치라는 설명이다…”
- [35] “미국 GLP-1 제네릭 계약 공시상 마일스톤 총 금액은 1억달러(약 1508억원)…”
- [37] “공시 본문에는 ’15조’ 숫자가 등장하지 않고 확인 가능한 것은 마일스톤과…”
- [79] “계약마다 반환 조건이 다르며 일부는 허가 실패 시 계약금의 80% 환불…”
- [81] “상업화가 과학적 또는 상업적으로 어려울 때 파트너사는 90일 통보 후 종료…”
- [108] “2025년 한 해 동안 선수수익에서 실제 매출로 전환된 금액은 28억7000만원…”
- [109] “2025년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선수수익은 단기 67억9000만원, 장기 636억…”
- [132] “계약금은 반환의무가 없고 추가 의무가 없는 경우 일시에 수익으로 인식…”
- [136] “별도재무제표 기준 2025년말 선수수익 704억원, 매출 전환은 약 4% 수준…”
- [138] “선수수익은 K-IFRS 1115호상 계약부채에 해당하며 실제 이행 시 매출 전환…”
- [141] “캐나다와 유럽 판매 개시 후에도 계약기간 10년 동안 안분하여 수익 인식…”
- [143] “변동대가에 대해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해 되돌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금액만…”
- [144] “반환 가능성이 있는 계약금은 수익인식 시 더욱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 메디칼타임즈 · 삼천당제약, 유럽 11개국 대상 경구용 GLP-1 상업화 계약
https://www.medicaltimes.com/Mobile/News/NewsView.html?ID=1167467
- [24] “유럽 11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독점 라이센스 및 상업화 본계약을 체결했다…”
- [34] “이번 계약은 순이익을 분기별로 정산해 분배하는 구조이며 삼천당제약이 60%…”
▶ 디지털투데이 · 삼천당제약, 유럽 10개국 경구용 당뇨·비만 치료제 독점 라이센스 계약 체결
https://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34773
- [30] “계약금 및 마일스톤 관련 계약사항 총 금액 EUR 30,000,000(약 508억원)…”
▶ 한국경제 · 삼천당제약, 먹는 비만약 제네릭 美 라이선스 계약 체결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3306612i
- [33] “파트너사가 매출 목표의 50%를 2년 연속 달성 못하면 조건 변경 가능하며…”
- [40] “이번 계약의 총 단계별기술료 규모는 1억달러이며 선수금 지급 여부는 비공개…”
▶ KRX KIND · [삼천당제약] 불성실공시법인지정
https://kind.krx.co.kr/common/disclsviewer.do?method=searchInitInfo&acptNo=20260420000903&docno=
- [47]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026.04.20 삼천당제약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 연합뉴스 · 삼천당제약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벌점 5점 부과
https://www.yna.co.kr/view/AKR20260420162200008
- [49]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또는 예측 공정공시 미이행을 이유로 벌점 5점 부과…”
▶ 비즈워치 · 삼천당제약,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벌점은 ‘5점’
https://news.bizwatch.co.kr/article/market/2026/04/21/0001
- [53] “거래소, 영업실적 등 공정공시 의무 위반으로 삼천당제약에 벌점 5점 부과…”
▶ DrugPatentWatch · How to Value a Life-Saving Drug Without Overpaying
https://www.drugpatentwatch.com/blog/how-to-value-a-life-saving-drug-without-overpaying/
- [69] “Companies are increasingly using option-based deals and staged payments help…”
▶ 오렌지보드 · 펩트론 주가 전망, 일라이릴리와의 본계약 언제쯤 나오나
https://orangeboard.co.kr/@365wealthbuilder/%ED%8E%A9%ED%8A%B8%EB%A1%A0-%EC%A3%BC%EA%B0%80-%EC%A0%84%EB%A7%9D-%EC%9D%BC%EB%9D%BC%EC%9D%B4%EB%A6%B4%EB%A6%AC%EC%99%80%EC%9D%98-%EB%B3%B8%EA%B3%84%EC%95%BD-%EC%96%B8%EC%A0%9C%EC%AF%A4-%EB%82%98%EC%98%A4%EB%82%98
- [60] “펩트론은 2024년 10월 일라이 릴리와 SmartDepot 플랫폼 기술 평가 계약을…”
▶ KRX 공시 · [펩트론] [정정]투자판단 관련 주요경영사항
https://kind.krx.co.kr/common/disclsviewer.do?method=searchInitInfo&acptNo=20251201000944&docno=
- [64] “펩트론은 릴리에게 비독점 라이선스를 부여하며 내부 연구개발 목적에 한정…”
- [66] “계약금액은 비공개이며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는다…”
- [82] “정정 공시에서 계약 상대방이 미국 일라이 릴리임이 기재됐다…”
- [83] “계약금 공개 유보와 함께 릴리는 30일 이전 서면 통지로 언제든 종료할 수…”
▶ 바이오스펙테이터 · 펩트론, 릴리와 플랫폼 기술평가계약 “기간 추가”
https://www.biospectator.com/news/view/27134
- [86] “기존 약 14개월에서 약 14개월, 최대 24개월로 정정됐고 종료권 조항도…”
▶ 마켓인 · 일라이 릴리, 카무루스 옵션 행사…펩트론에 미칠 영향은?
https://marketin.edaily.co.kr/News/ReadE?newsId=04346006645477784
- [70] “릴리가 카무루스 협력 범위를 확대하면서 펩트론에 미칠 영향이 관심을 모은다…”
- [72] “펩트론은 현재까지 공시 또는 공개가 필요한 변동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 [89] “펩트론 계약은 정정공시를 통해 최대 2026년 10월 7일까지 연장됐다…”
▶ 한국경제 · 거래소 “당초 24개월 계약인데 14개월로 공시”…펩트론, 공시 번복 논란 [분석+]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12028294i
- [68] “MTA 기대감을 배경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이 진행됐고 예외 조항을 적용했다…”
- [87] “릴리와의 MTA 공시 이후 주가가 상승했고 이후 계약기간 정정이 이뤄졌다…”
- [170] “유상증자 1386억원과 교환사채 241억원 등 총 1600억원 수준 조달이 있었다…”
▶ WiseReport · 펩트론 – 기업현황
https://comp.wisereport.co.kr/company/c1010001.aspx?cmp_cd=087010
- [98] “2025년 매출액 56, 영업이익 -213, 영업활동현금흐름 -206 등 재무 요약…”
▶ 알파스퀘어 · 삼천당제약 주가 – 실시간 차트 · 주가 전망 · 투자정보
https://alphasquare.co.kr/home/stock-information?code=000250
- [107] “2026.1Q 매출액 64,867,622,979원, 영업이익 5,448,897,943원, 순이익 6,905…”
▶ 데일리팜 · 한미 “내년 한국형 GLP-1 출시…2031년 비만약 3종 출격”
https://dailypharm.com/user/news/1562
- [162] “한미약품은 2015년 사노피에 39억유로 규모로 기술수출했으나 2020년 권리…”
▶ 메디칼타임즈 · 한미 ‘에페글레나타이드’ 한국인 비만약로 탈바꿈
https://www.medicaltimes.com/Mobile/News/NewsView.html?ID=1154790
- [163] “사노피는 6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3상을 진행하다 2020년 6월 권리를…”